2020 개인전 전시서문

 

이상적 이상 

- 이상李箱, 그 이상以上의 이상異常한 이상理想

 

 

김소현  

 

 

     아무 생각 없이 불쑥 떠오르는 단어, 무심히 본 글이나 영화 속의 단어가 머릿속을 맴맴 돈다. 그 하나의 단어는 몇 날 며칠 머릿속 메아리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빠르거나 느리지 않은 애매한 속도로 머릿속을 떠다니다 작품 제목이 되고 전시의 제목이 된다.

     어떠한 모양에서 다른 형태나 색을 상상하는 것에서 시작된 나의 회화는 그 모양과 색을 규정짓는 단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그 단어가 규정짓는 것을 빈틈없이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어휘가 가진 여러 모양에서 찾아보려 한다.

     이번 전시 제목 ‘이상적 이상’은 우연히 읽은 이상의 시에서 비롯되었다. 어릴 적 국어 수업에서 단일하게 해석되던 그의 시는 몇십 년이 지나 다시 보니 너무나도 이상적이다. 시를 읽는 짧은 시간에 이상의 시는 이상적으로 이상하고 이상함, 그 이상의 상상을 통해 이상을 생각하게 한다.

     다의어, 동음이의어와 시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단 하나의 의도로 규정되지 않는 추상작품을 보는 듯하다. ‘이상적 이상’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시인 이상과 같은 나의 이상, 이상적인 나의 이상, 이상적인 시인 이상 등등...,

 

     나는 명확한 형태보다 불명확한 형태에 매력을 느끼며 그 불분명한 형태를 통해 상상하기를 즐겨 한다.(사실 언어라는 것마저도 모든 생각을 표현하기에 불명확하긴 마찬가지이다.) 나의 이상적 세상은 경계가 불명확한 색으로 기억되는 풍경이다. 색은 금방 흘러가버리는 시간 같기도 하고 시간은 해가 뜨고 지는 일상적이고 보통의 흐름이지만 시간에 따른 빛의 변화는 다르게 기억되어 시처럼 은유를 가진다. 자연을 관찰하다 보면 그 이상의 다양한 색이 관찰되고 하나의 색,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모습을 나의 상상과 시각을 통해 실제 그 이상의 색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삶이라는 단어는 다의어가 아니지만 여러 의미와 모습을 가지는 것에서 시이자 추상화이고 풍경이며 색이다. 나의 세상 속 풍경은 한없이 편안하고 고즈넉한 모양과 색을 가지길 바라지만 삶처럼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나의 시선으로 조금 더 투명하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이상이다.